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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배심원 나도 참여할 수 있을까?

막쓴 2022. 10. 9. 12:43

안녕하세요. 이리 쓰고 저리 쓰는 막쓴 인사드립니다.

요즘 TV에서 방영되는 법정 드라마나 영화에 보면 국민 참여재판에 대한 사례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은 실제로 20세 이상의 일반인들이 재판에 참여하여 그 재판에서 유죄냐 무죄냐를 가리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런 장면들을 보다 보면 저 배심원은 어떤 과정으로 선발이 되는 건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준비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갑자기 국민참여재판 출석하라는 등기를 받아 어리둥절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위 20대 이상의 일반인 이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작년에 배심원 연령제한 합헌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은 무엇인가

한국에서도 2008년부터 국민참여재판이라고 하여 사실상의 배심원제가 도입되었습니다. 다만 유무죄의 결정은 배심원이, 양형은 판사가 하는 미국이나 영국의 체제와 달리, 대륙법의 전통에 따라 한국에서는 여전히 판사가 유무죄와 양형을 모두 선고할 권한을 가지고 있고, 배심원은 양형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직접적으로는 판결을 '권고'할 능력만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히는 참심원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원칙상은 권고라고 해도 배심원들의 의견을 따르지 않고 무조건 자의적으로 판결할 경우 국민참여재판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배심원이 평결을 내리면 어지간해서는 판사가 거스르지 않고 따라가되 중대한 사실 오인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 뒤집는 것이 일반적이긴 합니다. 그래서 재판부가 배심원의 평결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선고 자체는 배심원들이 하자는 대로 했다가 2심에서 뒤집히는 경우도 간혹 존재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불복심리가 강진 탓인지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일반 재판보다 항소율이 10% 높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양형 변경률은 오히려 8% 정도 낮습니다. 이런 국민참여재판의 활성화를 위해 2015년에는 국민참여재판 공익광고모델로 백좀원님을 발탁해 포스터를 대법원에 붙이기도 했다죠.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의 구성 

한국의 국민참여재판은 재판의 경중에 따라 단순 사건이면 5명, 일반 사건은 7명, 사형이 가능한 사건은 9명을 배심원으로 선정합니다. 배심원은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3장 2절에 의거하여 결격 사유가 없는 만 20세 이상의 성인 누구나 가능합니다.(작년합한결정). 배심원의 평결은 미국처럼 만장일치로 결정하지만, 만약 만장일치가 안 나면 판사 입회 하에 다시 논의한 후 다시 평결하는데 이때는 만장일치가 아니라 과반수의 의견을 따르게 됩니다. 또한 미국에선 재판 중간에 배심원의 필기와 증인 질문 요청이 불가능하지만 한국에선 필기와 증인 질문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중대범죄사건(Felony case)은 합의부 재판에서만 배심원을 선발하는데, 배심원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피고인이 원해도 배심원 선발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어떻게 선정되나?


배심원은 원하는 사람에게 신청받아 선발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주민등록에 근거하여 60명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출석을 통보합니다.  그리고 다시 이 사람들 중에 추려서 40명을 선정합니다. 이 40명에게 후보자 설문을 해서 예비 배심원 3명을 포함한 12명을 다시 가려내고 이 사람들로 재판을 진행하는데, 설문에 허위로 답변하거나 재판에 불출석하면 역시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합니다. 

대상 사건에 대해 공소가 제기되면 법원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공소장 부본과 함께 국민참여재판 안내서와 국민참여재판 의사확인서를 송달하는데, 이때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면 7일 이내에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 의사를 기재한 서면을 법원에 제출하면 됩니다. 

만약 회사를 나가는 회사원이다, 그래도 회사는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으로 보내줘야 합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으로 선정되었을 경우 공가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에 직접 문의를 하시면 확인 하실 수 있으며, 문의하셨을 때 공가사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피고인이 원하지 않으면 국민참여재판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피해자나 그 대리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를 반영하여 법원이 재량으로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외) 그 밖에 법에서 정하는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자

관련 사건과 연관이있는 변호사 또는 직종이 법조계 관련된 법무사 또는 공무원 등은 선정 대상에서 제외가 됩니다. 

배심원에 선정되기전,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범법행위, 전과기록이 있는 사람들도 배심원 선정대상자에서 제외가 됩니다. 

 

나도 배심원 참여해보고 싶다. 할 수 있을까? 

1. 배심원은 각급 법원별로 작성된 배심원 후보 예정자명부로부터 일정 수의 배심원 후보자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선정합니다. 따라서 정식 배심원은 신청할 수 없습니다.

2. 그림자배심원제도가 있는데 여기는 신청하실 수가 있습니다.

그림자배심원(Sh adow Jury)은 국민참여재판의 정식 배심원과 별도로 구성되며 재판의 전 과정을 참관한 후 유·무죄에 관한 평의·평결과 양형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재판부가 이들의 평결 내용을 재판에 반영하지 않으며, 평결 과정이 공개될 수 있는 점이 정식 배심원과 다른 점입니다. 일반 국민들은 그림자 배심원 역할을 수행하면서 실제 사건에 대한 생생한 법정 공방을 체험하고 실제 평의와 같은 방법으로 유·무죄 및 양형 등 재판 결과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습니다.

​   신청방법은 아래 사이트에 들어가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https://help.scourt.go.kr/nm/minwon/pjudgement/TVSaList.work



국민참여재판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실제 국민참여재판이 적용된 실제 재판 건수가  2021년에는 채 100건도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분만에 끝낼 걸 하루 종일 소요"되는 반면, 항소심에서의 파기율도 일반 사건과 큰 차이가 없어서, "피고인, 판사, 변호인 모두 환영하지 않는 참여재판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사법 사상 최초로 국민참여재판을 시작한 대구지법이지만, 국민참여재판 실시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국민참여재판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17년 대구지법에는 45건의 국민참여재판 신청이 접수된 이후 27건(60.0%)이 실시됐습니다. 11.1%(12건)만 배제됐다. 2018년 대구지법의 국민참여재판 실시율은 43.9%로 떨어졌고, 2019년에는 40.0%까지 하락했습니다. 2020년에는 25.4%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에는 27.0%로 소폭 오른 추세인데. 배제 비율은 2018년 9.8%에서 2019년 25.0%, 2020년 31.3%, 지난해 28.6%로 나타났습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발행한 「2008~2021년 국민참여재판 성과분석」에 따르면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참여재판 실제 실시 건수는 84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접수 건수가 767건이었고 이 중 성범죄 신청 건수는 189건으로 전체의 24.6%를 차지, 가장 많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다수의 로펌들이 ‘국민참여재판을 활용하자’라는 문구를 내걸며 광고하고 있고, 성범죄 가해자들의 방어전략으로 자리잡는 추세 같기도 합니다. 

실제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참여 사례 

  • '동대문 흉기 난동' 사건의 피고인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국민참여재판까지 신청했지만 1심에서 중형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2022년 10월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67)의 국민참여재판을 열고 배심원들 평결을 그대로 받아들여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국민참여재판에서 2022년 8월 23일 피고인(50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합100).  "피고인은 대출 관련 프리랜서로 취직하여 대출 서류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고객이 상환하는 대출금을 받아 송금하는 업무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일을 했을 뿐,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으므로, 이 사건 각 범행에 관한 공모관계 및 범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배심원 7명 모두 만장일치로 무죄를 평결했습니다. 

고드학생도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 참여재판

국민참여재판의 청소년 버전으로 청소년 참여재판 참여인단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참여인단은 무작위로 선출되지 않고 해당 지역의 중3~고2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장 추천을 통해 지방법원이나 가정법원에 제출하게 됩니다. 한 학교마다 교장의 추천을 받은 1~2명을 참여인단으로 올리는 것이 원칙이나, 본인이 먼저 담당교사에게 신청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정식 및 재판 참여 시 공결(출석인정 조퇴)로 인정되며 개근상도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봉사시간 인정은 되지 않으나 생활기록부에 올릴 수는 있다고 합니다.

 

정리

다시한번 내용들을 정리해 보자면 국민참여재판은 원하는 사람이 신청을 해서 참여하는 방식이 아닌 선발대상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무작위로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성범죄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악용하고 있는 사례가 있음에도 이렇다 할 지침이 없는 게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미국, 영국 등의 경우 강간의 구성요건, 피고인이 방어할 수 있는 주장과 증거, 그루밍의 특성, 음주상태 등에 대한 세부 지침이 마련돼 있는데 반해 우리는 그런 세부지침이 없습니다. 

 

2008∼2020년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은 무죄 평결을 했지만 재판부가 유죄 선고를 한 성범죄 사건 24건을 모두 분석한 보고서는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공정한 평의를 할 수 있도록 ‘배심원 지침’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판사가 배심원에게 성폭력 범죄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성폭력 범죄의 무죄 판결 비율은 살인·강도 등 다른 형사 사건에 비해 높게 나옵니다. 조사를 해보니 법원행정처가 분석한 2008~2020년 국민참여재판 범죄별 무죄율을 보면 강도(8%), 상해(6.24%)에 비해 성범죄는 21.88%로 3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어쨌든 재판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상황을 이해하는 이해도가 원래 재판의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일반인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다는 이 국민참여재판의 취지와 뜻은 알겠으나 그에 다른 배심원 선정과 그 배심원들이 숙지해야 할 세부적인 지침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참여할 수 있고 실제 사례와 지금 이 국민참여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고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과 관련되서 궁금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막쓴